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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논단
<기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란?
김희걸 전 서울시의회 의원
기사입력: 2023/11/27 [11:10]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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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마천의
史記(사기) 서두인 伯夷列傳(백이열전)에서 사마천은 天道(천도)란 있는가? 없는가? 의문 한다. 이는 정당하고 의로운 삶을 영위한 사람이 고난을 겪고 악행을 저지른 사람이 편하게 사는 것을 수없이 보고서 제기한 물음이다.

 

백이와 같은 지조 있는 선비가 불행하게 된 것은 한 예에 불과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사마천 자신은 천도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의 부친의 글인 太史公自序(태사공자서)의 내용을 보면 에 대한 부도의 믿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마천이 그러한 물음을 제기한 것은 도에 대한 강한 신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물음은 순수한 문제 제기로 보고 인류의 스승이라 일컬어지는 老子(노자)는 말하기를 天道는 편애함이 없으나 항상 착한 사람과 함께하고 하늘의 그물은 허술하게 생긴듯하나 빠져나갈 수 없다.” 하여 하늘의 심판은 절대 엄정함으로 결코 인간이 대항할 수 없으며 오직 자연의 섭리 그 자체 일 때문이라 했다.

 

따라서 하늘이 누구와 하느냐에 대한 명백한 답이 주어진 셈이다. 이 같은 생각을 사마천도 가지고 있었지만, 역사적 사실에 나타난 증거는 그렇지 못했기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리라 하물며 사마천도 그러할 텐데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은 그러한 진리를 전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에 노자는 남는 자에게서 덜어 부족한 자에게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도를 아는 선각자라야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한편 가지지 못한 자, 부족한 자, 가난한 자의 편에서 보면 그 역시 자신을 냉철하게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가난한 경우라 할지라도 본래 집안이 가난한 경우, 사업에 실패하여 가난한 경우, 사회 전체가 정체된 경우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또 여기서 가난이란 꼭 재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의 얕음, 인격 부족, 사랑 결핍 등 부족한 것은 다 가난이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옛 성현들은 가난한 자가 자신의 처지를 냉철하게 되새길 수 있는 것도 오직 도를 아는 자라야 가능하다고 하여 安貧樂道(안빈낙도)라고 표현을 쓴 것이다. 그 예로서 孔子(공자)부귀라는 것이 뜻하는 대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라면 마부와 같은 천한 직업이라도 사양하지 않겠다. 그러나 구해도 얻어지지 않는 것이라면 내가 원하는 대로 도를 행하겠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또한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그 안에 있다. () 아닌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같다.”고 가르침을 남겼다. 이러한 가르침은 가난한 현실을 긍정하고 발전적 의지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훗날 중국의 문화대혁명 당시 거론된 바도 있다. 그러나 공자의 참뜻은 그러한 것이 아니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갈 때 의, , 주의 요건은 필요한 만큼 최소한도로 수용하면 그만이며 문제는 얼마만큼 정신적으로 고양되는가가 중요한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안빈낙도의 심경이라든지 봉황 같은 지조를 갖추기 어려운 보통사람들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고 그것을 같이 나누지 않을 때는 원망스러운 생각이 든다. 도대체 세상에서 공평한 평등원칙이 실행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이는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지니는 보편적인 의문일 뿐이다.

 

실로 과거에는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다. 백성들이 어려운 건 위정자들이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거나 권모술수에 능해 백성들을 핍박하는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귀공명을 얻은 사람들이 모두 옳지 못한 방법으로 그만한 위치에 오른 것은 아니다. 수많은 시련을 겪으면서도 남다른 성실함과 열정 그리고 삶의 자세를 견지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도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사항은 있다.

 

예를 들어 우물을 애써 판 끝에 얻어진 물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자연의 은혜를 모르는 경우와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의 노력 못지않게 자연의 도움이 있었음을 인식한다면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물이라 할지라도 함께 사용하려는 뜻을 지니게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이웃의 도움, 자연의 은덕으로 살기 때문에 천하가 公器(공기)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공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활동하는 것이다. 이것은 근세철학자 라이프니치의 말이지만 사람의 존재의미는 활동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활동은 우리에게 보람을 주고 기쁨을 창조한다.

 

그런데 일을 하는데도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있고 전체의 대우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있다. 주어진 현실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공생공존 할 수 있는 사회로의 건설을 위해 비록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없다 할지라도 활동함으로써 존재한다는 의미를 찾고 이로 인하여 없는 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도 자신의 역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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