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순희 양천구의회 의원     © 양천신문

전쟁 같은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우리 사회, 경제가 멈추지 않는 이유

보건의료, 돌봄, 청소, 운송, 배달 등

필수노동자의 희생 어린 땀방울 덕분

총성 없는 전쟁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진 채 해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언택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은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우리 사회와 경제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본적으로는 정부의 방역 수칙을 잘 준수했던 우리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신뢰를 바탕으로 강력한 대처를 하였던 정부의 K-방역은 전 세계가 방역선진국이라는 칭찬을 합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범국가적인 재난 상황에도 직접 시민들과 대면하며 사회와 경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 돌봄, 청소, 운송, 배달 등의 업무를 수행했던 필수노동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K-방역의 그늘에는 필수노동자의 피와 땀, 영혼이 갈아 넣어져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합니다. 필수노동자는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고 소중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이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과 처우를 충분히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는 필수노동자를 Essential Workers 또는 Crucial Workers라 부르며, 필수노동자 종사 산업을 분류·관리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Key Workers(키 워커스)라 부르며 국가 및 경제가 안전하게 돌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필수노동자를 분류하고 관리하는 이유는 이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태를 파악하여 합당한 처우 개선을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최대 16주간 140만 원을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은 보험료를 간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위드 코로나’ 시대가 1년 넘게 계속되고 있고 필수노동자들의 노고 또한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보호와 지원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높은 최전선 현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공공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보건의료 노동자도 똑같은 국민이고, 사람인데 계속적으로 헌신과 열정만을 강조하고 있지 않나요?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택배 업무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의 과로사는 단순히 개인과 회사 시스템의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맞을까요? 이러한 사태의 핵심은 필수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 때문은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음식배달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토바이 사고가 늘어나는 것, 돌봄 업무를 수행하는 요양병원에서의 감염자가 확산하는 것, 늘어난 생활 쓰레기 몸살을 앓고 있는 환경미화원, 이처럼 위험천만한 상황을 감수하며 일하는 필수노동자들 또한 성숙한 제도와 안전망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지 않나요?

이런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본 의원은 동료 의원과 함께 서울시 양천구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습니다. 3월4일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조례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표들과 함께 정책간담회도 가졌습니다. 물론, 국회에 필수노동자 관련 법안들이 계류 중이지만, 한계에 몰린 필수노동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했습니다. 사업시행을 위한 근거를 만든 것입니다. 이제 공은 양천구청으로 넘어갔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구청 관계자는 당시 의견들을 잘 수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조례에 근거하여 필수노동자 보호 대책 및 지원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하고,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를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양천구 필수노동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조속히 실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당부합니다. 이번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의 경우 재해·재난목적예비비로 80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이 예산은 재난지원금의 성격으로 지원대상을 특정하여 선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원대상에 대한 확정이 안 된 상황으로 보고 받았습니다. 따라서 필수노동자에 대한 지원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 팬더믹이 엄중합니다. 소외·피해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이 위태롭습니다. 필수노동자지원도 함께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이 조속히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십시오. 아무쪼록 우리 양천구에 있는 모든 노동자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행복하고 함께 잘 살 수 있길 기대하며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3월18일 제28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