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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더 무서운 전염병 오기 전에 공공병원 확충해야
황선영 KC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양천신문 기사입력  2021/02/23 [11:16]
▲ 황선영 KC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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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대 초 중앙아시아의 건조한 평원지대에서 시작된 페스트는 실크로드를 통해 1340년대 말 유럽으로 확산됐다. 유럽에 상륙한 페스트는 당시 열악한 보건위생 환경 속에서 급격한 속도로 전파돼 1351년까지 유럽 전체인구의 30~40%를 몰살시키면서 중세유럽을 초토화시켰다.

 

20155월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는 첫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감염자가 100명을 넘어섰으며, 보건당국의 정보공개 지연 등 부적정한 대응으로 3, 4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같은 해 12월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총 186명이 감염됐으며 그중 38명 사망했다. 그 당시 정부의 방역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고, 대규모 전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있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2020년에는 새해 벽두에 COVID -19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평화롭던 우리의 일상은 COVID-19의 엄청난 위협 앞에 사라지고 말았으며, 1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혹자는 잃어버린 2020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재는 종교시설,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3차 대유행이 지나가고 있다. 만약 방역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느슨해져서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준수 등 생활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는다면 또다시 4, 5차 대유행이 도래할 수도 있고, 2021년마저도 잃어버릴 수 있다.

 

지난해 초 대구에서 유행할 당시 병상 부족으로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목숨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경험을 한 바 있다. 금번 3차 대유행 때에도 중환자 병상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대구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을까 조바심도 겪었다.

 

우리는 메르스, COVID-19 등 전염병을 겪으면서 감염병의 대규모 확산에 대비한 공공병원이 우리나라에는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고, 그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공공병원은 221개로 4300여 개의 전체 의료기관의 5.5%에 불과하다. 병상 수로는 전체 병상 수의 9.6%61779개 병상을 갖고 있다. 2016년 기준 OECD 국가의 공공병원 비중은 65.5%이며, 병상 수로는 89.7%에 달한다고 하고, 우리와 비슷한 사회보험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는 61.5%, 독일은 40.7%, 이웃 국가인 일본은 27.2%이며, 심지어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없는 미국의 공공병원 비중도 21.5%라고 한다. OECD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공병상 확보수준이 정말 미미한 수준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발생한 COVID-19 확진자의 약 78%를 우리나라의 공공병원이 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병원은 감염병 대유행을 포함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 체계적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양질의 지역거점 병원을 마련해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환자에게 최적화된 표준진료 서비스를 제공해 건강보험 재정의 낭비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국민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건강보험제도가 다음 세대까지 지속 가능토록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해 말 정부는 공공병원 확충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국가, 지자체, 건보공단 직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2025년까지 20개 내외 지방의료원 등을 확충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더불어민주당은 공공병상 20% 의무적 확충, 공공의료기관 설립시 예타면제 등을 포함한 공공의료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최근 서부산의료원, 대전의료원, 진주의료원 설립에 대한 예타면제가 국무회의를 통과하는 등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은 감염병 대응에만 그치지 않는다.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공공병원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공공병원에 질적, 양적으로 충분한 투자를 해야만 한다. 공공병원 설립과 운영비용은 여타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비해 크지 않을뿐더러 기대효과를 고려한다면 공공병원 확충에 따른 사회적 편익은 매우 크게 창출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공공병원 확충을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하지 않기를 바란다. 환경변화,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어떤 무서운 전염병이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닥쳐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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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3 [11:16]  최종편집: ⓒ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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