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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의 황혼 단상> 국가 ‘혈관 청소’에 모두가 나설 때
 
양천신문 기사입력  2019/10/18 [19:12]

이영호 작가

전 강서고·영도중 교감

 

우리나라는 해마다 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한바탕 ‘교통 전쟁’을 치른다. 특히 서울에서 전국 각지 지방으로 내려가는 고속도로와 국도 등이 몸살을 앓는다.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 서울에 살고 경기도 인구까지 포함하면 4분의 1이 넘게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으니 ‘서울발 귀성객 교통 체증’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연휴나 여름휴가 기간에 발생하는 전국 주요 도로의 교통 정체도 문제다. 연휴에 방송되는 뉴스에는 어김없이 “나들이 차량으로 ○○구간 교통 정체가 극심한 상황이다”, “차량들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는 등의 아나운서 목소리를 꼭 듣게 된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뉴스를 들어야 할까? 교통 정체로 인한 연료 낭비, 시간 낭비 등의 사회적 낭비를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할까?


서울 도심의 교통 체증의 해결은 둘째치고라도 국가의 대동맥 역할을 하는 고속도로와 도시와 도시를 혈관처럼 이어주는 주요 도로에 대한 교통 정체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국가 기간도로(基幹道路) 교통 정체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해나가는 한편, 올바른 교통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굵은 줄기 두 가지만 언급하면 우선 첫째, 서울 인구를 줄이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 및 수도권 인구 과밀은 교통 정체의 근본 원인이다. 서울 인구 분산 정책은 지방 균형 발전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적인 해법이기도 하다.


서울 인구 분산을 위한 방안을 첨언한다면, 다양한 일자리의 지방 이전과 서울 소재 대학교의 지방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명절과 연휴, 휴가철 시즌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철도, 고속버스, 비행기 등 각 지역 거점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의 이용을 장려하는 운임 정책 등을 시행하고 철도역과 공항, 버스터미널을 잇는 대중교통망도 활성화해야 한다.


이참에 우리의 연휴, 휴가 문화의 체질도 바꿔볼만하다. 연휴와 휴가에는 꼭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가족들과 집에서 편히 쉬거나 집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여가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일본은 근대국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각 도시를 이어주는 도로와 철로의 원활한 연결을 중시했다. 에도시대 난학(蘭學, 의학·수학 등 서양학문의 총칭)과 해부학을 통해 정립한 사람의 신체는 피가 잘 돌아야 건강하다는 의학적 관점에서 착안, 발전한 생각이었다.


일본은 도로망보다 철도 기간망이 더 발달했는데 개화기부터 각 도시를 이어주는 철도 건설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일본은 현재 철도 강국으로 불리고 있다. 또 철도와 연결된 지하철 노선도 잘 발달되어 있다.


일본보다 근대화는 늦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전국 교통망을 살펴보면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서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발전 시켜온 결과물인 셈이다. 그런데 이 우수한 교통망이 때만 되면 망가져 제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국토의 대동맥과 혈관이 꽉 막혀버린다. 도로 위에서 아까운 휘발유와 시간이 타들어가고 매연과 스트레스로 숨이 막힌다. 혈관 청소에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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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8 [19:12]  최종편집: ⓒ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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