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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잔소리는 마를 날이 없다
 
양천신문 기사입력  2019/06/14 [19:19]

<이영호의 황혼 단상>

 

이영호 작가 / 전 강서고, 영도중 교감

 

어머니 : 차 조심하고 안전운전해서 서울 도착하는 대로 전화해라.

아들 : 예.

어머니 : 직장생활 충실히 하고 건강 생각해서 과음 과식하지 마라.

아들 : 예.

어머니 : 서울은 눈감으면 코 베갈 곳이니 항상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

아들 : 예. 어머니. 어머니 건강도 염려되니, 이제 아들 걱정 말고 편안히 좀 쉬십시오.

어머니 : 이놈아! 나보고 죽으란 말이냐?


한국 어머니의 잔소리는 결코 쉬는 법이 없다. 어느덧 흰 머리가 희끗한 자식에게도 전화할 때마다 잊지 않고 “차 조심해라.”, “술 조심해라.”, “사람 조심해라.” 등등 수 십 년 동안 해 오신 근심 걱정 레퍼토리를 또 반복하신다. 그럴 때마다 자식들은 속으로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가 많아진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쓸데없는 걱정과 지나친 간섭의 마음이 발동한다.’고 생각하며 어머니 잔소리를 흘려듣는다.


옛날 중국 기(紀)나라에 살던 한 사람이 만일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좋을까, 땅이 꺼지면 어떻게 하나 하고 침식을 잊고 걱정했다. 이를 두고 기인지우(紀人之憂)라고 하는데 앞일에 대해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것을 오늘날 기우(杞憂)라고 말한다. 그러보면 한국의 어머니는 모두 ‘기우’인 듯싶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저마다 크고 작은 걱정과 근심을 갖고 살아간다. ‘긍정적인 사고’의 창시자로 저명한 저술가이자 만인의 성직자로 불리는 미국의 노먼 빈센트 필(1898~1993) 박사는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글에서 한 연구기관의 조사를 인용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사람이 하는 걱정 중에는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사건에 대한 걱정이 40%,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한 걱정이 30%,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닌 작은 것에 대한 걱정이 22%,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사건에 대한 걱정이 4%, 해결해야 할 진짜 사건에 대한 걱정이 4%. 즉 사람들은 결국 96%의 쓸데없는 걱정 때문에 기쁨도 웃음도 마음의 평화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필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는 어쩌면 너무 지나친 걱정에 빠져 살고 있는 줄도 모른다. 하지만 툭하면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빗발치는 현실을 돌아보면 근심과 걱정을 안할래야 안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건대 삶을 위한 의식주 해결과 사회공동체 내에서의 인간관계 문제 등을 잔뜩 짊어진 현대인에게 근심과 걱정은 끄려 해도 결코 꺼지지 않는 영원히 안고 살아야 할 불씨와도 같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과 투쟁의 한복판을 살아가야 하고 예고하지 않고 들이닥치는 일들을 당하며 사람들은 상시적인 근심과 걱정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늘 조심조심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 이러니 조부모님이나 부모님께서 필요 이상으로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단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 쏟아지는 사건 사고 뉴스와 지인들로부터 이런 저런 궂긴 소식을 들으면 부모님의 노파심이 기우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부모님 말씀이 다 맞았다는 읊조림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그 물결이 무섭게 밀려오고 있다. 인공지능,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 시대가 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할까. 나는 그 시대 속에서 잘 견디고 살까. 소용돌이치는 그 사회에서 자식들은 용케 잘 버티고 살까.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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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14 [19:19]  최종편집: ⓒ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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