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균 의장 나상희 의원 독대 후 “진정성 확인”

각종 고소 취하… 민주당, 한국당 “협치 최우선”

양천구의회가 5개월여 만에 묵은 갈등을 해소하고 협력과 소통을 약속했다. 지난 8일 양천구의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소속 18명의 구의원들은 의원 총회를 열고 상호 간 화합을 다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양천구의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구민의 성원과 지지를 받고 힘차게 출범했으나 부득이 구민 여러분께 송구스러운 모습을 보여 깊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구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모든 의원이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고 앞으로 의회 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들은 협치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양천구의회의 화해는 구의회 갈등의 한 가운데 서 있었던 신상균 의장과 나상희 의원의 전격적인 화해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두 의원은 최근 모처에서 만나 사과와 이해의 말을 나누며 서로의 진정성을 확인, 쌍방 고소 건을 취하키로 했다.

이어 의원총회 등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대 구민 사과와 양당 간 상생 협력을 다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구의원들이 얽힌 고소 건들도 의원들의 서명을 담아 경찰서와 검찰에 취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상균 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4개월 이상, 잠을 못 잤다. 고민이 많았다. 좋게 풀어나가고 싶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근심 걱정이 많았다”며 그간의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양천구의회의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통감했다.

빨리 원상복구가 돼 양천구 발전과 양천구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뛰어야지 그렇지 않다면 ‘전부 다 의원직을 그만두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까지 말하며 (화해를 위해) 의원들을 독려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나누다보니 자꾸 한계에 부닥치게 돼 “나상희 의원을 독대하는 게 최선이란 생각에 만났다”고 했다.

나상희 의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의회가 집행부 견제라는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해 괴로웠다”며 “의장을 만나기 전 입맛도 없고 밤새 고민도 했으나 이러한 구의회 상태로는 초선 의원들에게 제대로 된 의원의 본분과 역할을 알려줄 수 없을 것 같아 의회 기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의장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의장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확인을 해보니 이제는 정말 주민을 바라보고 함께 나갈 수 있는 동료 의원으로 느껴졌다”며 화해에 이르게 된 심정을 설명했다. 양천구의회는 지난해 7월 출범과 동시에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갈등을 벌이다 같은 달 상임위원회 정수 조정을 골자로 한 ‘양천구의회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놓고 본회의장에서 ‘육탄전’을 벌이는 등 정면 충돌했다.

이후 조례안 통과를 강행했던 더불어민주당과 필사적으로 저지했던 자유한국당 의원 간 ‘폭행과 상해 혐의’를 골자로 한 고소전이 이어졌으며 자유한국당이 의회 불참으로 맞서는 등 오랫동안 극심한 갈등을 벌여왔다.

양 당 간 냉전 속에서도 화합을 위한 물밑 작업들은 이어졌으나 큰 결실은 없었다. 그러다 해를 넘기고 난 후인 지난 7일 신상균 의장과 나상희 의원이 독대하며 극적으로 화해, 두 당의 공동 성명 발표로까지 이르렀다.

송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