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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재학 서울양천소방서 서장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처참한 얼굴들 잊혀 지지 않아”
 
양천신문 기사입력  2018/08/06 [12:58]

▲     © 양천신문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 처참한 얼굴들 잊혀 지지 않아”

소방안전대책·소방관 처우 개선 위한 제도 구축에 전력

 

김재학(사진) 서울양천소방서 서장은 실질적인 소방안전대책과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을 일궈왔다. 그 공로로 녹조근정훈장, 대통령기관표창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7월1일자로 양천소방서에 부임한 그는 1995년 제8기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시작해 소방재난본부 안전보건팀장·장비관리팀장, 서울특별시 서초소방서장 등 만 23년 넘게 복무했다.

 

소방차 운전원 운전자보험 도입 이끌어


김 서장은 “소방관의 건강한 가치관과 행복이 곧 주민을 향한 안전 서비스로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러한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양천소방서 소방공무원 267명 모두가 편한 마음으로 맡겨진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생일을 맞은 이에게 직접 축하 문자를 발송하고 출산 소식이 있는 소방관에게는 배냇저고리와 미역세트를 선물해준다. 승진자에게는 승진식 사진이 담긴 카드를 가족에게 발송한다. 이전 근무지인 서초소방서에서부터 해 온 일들로 그가 직접 고안했다.


“곳간이 든든해야 인심도 생긴다고 소방관들에게 조직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부여하는 한편 넉넉한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선 소방공무원들을 향한 그의 애틋한 마음은 소방관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김 서장 역시 오랜 세월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분투해왔다.


소방관이 되고나서 갓 4개 여월이 지난 1995년 6월, 그는 첫 근무지였던 서초소방서에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와 맞닥뜨렸다.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 사람들을 찾아냈다. 건물 잔해를 걷어내고 마주한 사람들의 모습은 참혹했다.


지금도 가끔씩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괴롭다. 그에게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남은 것이다. 처참한 생사의 갈림길을 목격한 그는 이후 자신에게 맡겨진 일의 엄중함을 새삼 깨닫고 헌신적인 자세로 책무를 다해왔다. 간부가 된 이후에는 소방관들의 복지와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애써왔다.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나중에 나온다.’는 소명으로 사는 소방관들을 위한 처우 개선이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의 결과 중 하나가 지난 2015년 서울시에서 시행된 ‘소방차 운전원 운전자보험’이다. 연간 출동하는 소방차는 65만대. 하루 평균 1800대 정도가 출동하는 꼴이다.


소방차의 경우 우선통행권이 있어 불가피한 경우 중앙차선을 넘거나 지정 장소가 아닌 곳에서 유턴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소방대원이 벌금을 내는 등 일반 운전자와 동일한 책임을 물어야 했다. 그는 교통사고 시 소방대원의 책임을 면해주는 소방차 운전자보험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고,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여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소방차 운전원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다.

 

녹조근정훈장·대통령기관표창 등 수상


서초소방서 서장 재직 당시 그는 소방서 현관에 ‘유좌지기(宥坐之器)’를 전시해 뒀다. 유좌지기란 사당에서 의식을 치를 때 쓰는 그릇인데 가득 채우면 그릇이 기울어 넘쳐흐르고 적당한 양을 채우면 반듯이 선다.


그는 “적당함을 유지하는 삶은 필연적으로 청렴으로 이어지며 구조 현장에서도 이런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을 끌 때 과하게 물을 뿌려 방수 피해가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되고 또 물을 부족하게 뿌려 불이 번지게 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유좌지기의 원리처럼 자기 절제를 요하는 정신이 소방관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방관들이 건강한 가치관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양천소방서에도 유좌지기 전시를 고려중이다.


서초소방서 재직 시 시민들에게 감동 서비스를 제공한 소방관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프레드상’도 도입했다. 미국에서 현재 수여되고 있는 상의 이름을 빌려온 것으로 우편배달에만 그치지 않고 고객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 미국의 우편배달부 프레드의 이름을 기념해 제정 된 상이다.


김 서장은 소방안전대책을 위한 제도 마련에도 애써왔다. 그는 서초소방서에서 ‘드론 소방안전대책’을 도입해 관할 지역의 거주 시설 현황과 출입 경로, 비닐하우스의 주거형 여부 등을 드론으로 파악해 출동 차량 태블릿 PC에 정보를 전송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화재 시 가장 효과적으로 골든타임을 사수하자는 취지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17년 창의적 제안과 사업 수행으로 시정발전에 기여한 시민·공무원 등을 6개 부문에서 시상하는 서울창의상의 4개 부문에서 수상을 차지했다. △구조 현장에서 일반 행인의 트라우마를 방지하기 위한 가림막 변환 들것 활용 장려 △비상소화장치함에 축광식 야광 스티커를 부착하고 함 내부에 전용 센서를 부착해 어둠 속에서도 쉽게 찾도록 개선 △드론 활용 화재취약지역 소방안전대책 수립 등의 정책 제안 및 실천으로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녹조근정훈장과 대통령기관표창도 받았다. 보통 공직자 퇴임 시 수여하는 녹조근정훈장을 임기 중에 받는 경우는 드물다. 제55주년 소방의 날을 기념해 받은 대통령기관표창을 액자에 담으면서 그는 서초소방서 전 소방원들의 이름도 함께 담았다. 모든 대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뛰어준 결과이기에 모두의 공로라는 게 그의 말이다.


소방 제도 개선에 대한 그의 집념은 여전하다. 김 서장은 순직자 예우 규정 개선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은 소방관을 위한 정신복원 프로그램 활성화와 이를 위한 제도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재학 서장은 “안전의식 함양을 위한 다양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운전면허 취득 시 CPR(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하도록 하는 미국의 제도처럼 시민 모두의 안전의식 기준을 높이는 제도 마련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서영 기자

ycne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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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06 [12:58]  최종편집: ⓒ 양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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